학회창립선언문

인류의 신체, 정신, 사회적 고통과 문제 해결을 위한 근대의 제도적 모색이었던 보건의료와 사회복지는 서로 분절적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건강과 사회는 상호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그 사이를 메우며 인간의 삶과 사회를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존재했다. 바로 의료사회복지다.

20세기 들어 서구에서 시작된 의료사회복지는 한국에서 1958년 한노병원에서 시작하여, 1973년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 창립, 그리고 2019년 의료사회복지사 국가 자격제도 도입으로 이어지는 역사 속에서 한국의 의료사회복지사는 건강의 위험과 사회적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인간의 고통은 연속적이어서 병원에만 국한하지도 않고, 또한 병원 밖에 가둘 수도 없다.

보건의료의 기반이 건강 연속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고, 사회복지 역시 보건의료와의 협력이 강조되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보건의료와 사회복지의 양자 간 협력과 실천이라는 정신의 본질에 주목하고자 한다. 현상으로 드러난 양자 간 협력의 실천으로서 존재하는 병원 안 의료사회복지의 행위를 넘어 병원 밖, 그리고 한국 사회, 나아가 인류가 마주한 건강과 이와 연결된 사회적 문제에 주목하며, 그 사이에서 협력하고 연구하며 새로운 지식을 창조해야 할 필요성에 우리는 공감한다.

인간에게 건강은 중요한 인권이며, 동시에 잘 아플 권리도 있다. 또한 건강을 결정하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이 존재하기에 우리는 우리 사회가 더욱 평등하고 차별이 없어야 하며, 나아가 모두가 행복을 추구할 존엄이 있음에 우리는 깊이 공감한다. 이에 인간의 기본적 권리로서 건강과 이와 관련한 사회문제의 깊이 있는 학문적 탐구가 요구된다.

우리 사회복지 연구자를 중심으로 건강과 사회복지 간의 관계를 고민하며, 나아가 보건의료 및 여러 인접 학문과의 경계를 허물며 자유롭고 열려 있는 학술적 논의의 장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이에 우리는 새로운 학술단체를 창립하고자 하며, 학술단체의 원칙과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첫째,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에 주목하고, 보건의료와 복지 분야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현상과 문제에 대한 이론 및 실천 연구를 확립할 것이다.
  2. 둘째, 의료중심의 건강을 넘어 모든 정책과 서비스에 건강이 반영될 수 있도록 연구자로서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3. 셋째, 사회복지를 연구하며 동시에 건강을 고민하고, 건강을 연구하며 동시에 복지를 고민하는 협력적 연구를 강화할 것이다.
  4. 넷째, 사회적 약자의 건강증진과 건강 불평등의 문제에 주목하고 모든 사람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연대를 강화할 것이다.
  5. 다섯째, 한국의 건강과 사회복지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건강과 복지증진을 확장하여 탐구하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할 것이다.

 

2023.11.17.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의료사회복지학회 창립 공동준비위원장 권자영, 최경애

창립준비위원 장수미, 임정원, 최권호, 권지현